좀 추워졌네 내 겨울은 27번째
스무 살엔 억지로 멋 내
그럴 필요 없다만 굳이 술을 건네
서투른 건배 우리
술잔엔 고민이 없었기에
타인이 보기엔 불량배 그래
맞아 우리 보폭은 좁았네
다음 해 부름에 끌려가고
전역 후 다 될 것 같은 기분
며칠도 못 가 식어버린
반지하에는 여전히 나 혼자뿐
내 직업은 아무나 몰라
날 버티게 한 건 어깨너머의 모방
교편은 치웠어 난
날 지웠던 밤 눈을 감고 나서 혼자
소원을 빌고 나서 시간이 잠시 났어
그래도 차마 일기장은 못 잡겠어 난
만약 네가 본다면 그래 날 봐준다면
네 기대에 맞는
내가 되어 있을까 난
내가 하는 말은
중요하지 않아
네가 했던 말이
기억나지 않아
타인의 말 끝엔 칼날 전부
다 날 바라보는 것 같아
밖엔 날씨도 안 보고
망각 다시 겁먹어버리고 판단
그래 맞아 챙기는
건 내게 맞지 않아
나를 벗기는 건
쟤네가 아닌 내 거울
내 백야는 더 더 어두워져
이제 촛불이 꺼져도 난 덤덤
더 부어 그리고 버릇처럼 뭘
섞어 돈독 올라 매번 고민되는 범법
손에 쥔 건 이거밖에
없어 털썩 주저앉아 고민하다 벌떡
일어나도 똑같겠지 죽을
듯이 목 조인 밤
일어나고 독 마셨지
질리도록 탓했어 날
또 갈림길에 섰어 더
이상 난 선택의 여지가 없어
가도 모르겠어 봐 난
헤맸고 넌 내 곁에 없어
게으름은 독 같아 뭘 묻어
가려 해도 더 가라앉는 덫
더 떠 객기는 됐어
난 켕기는 거 하나 없어도
소원을 빌고 나서 시간이 잠시 났어
그래도 차마 일기장은 못 잡겠어 난
만약 네가 본다면 그래 날 봐준다면
네 기대에 맞는
내가 되어 있을까 난
내가 하는 말은
중요하지 않아
네가 했던 말이
기억나지 않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