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늘 지나 몇 년 후면
시간마저 떠난 후면
과연 서로가 각자가 되어
잘 살 수 있을까
그리워할 만큼
그리워하고 충분히 아파 보면
그땐 그 손 놓아줘야 해
무엇이 우리를 만나게 했으며
그 무엇을 이유로 떨어져 있는지
먼지 쌓인 기억과 젖은 눈 닦아내 가면서
날 탓할 만한 뭔가를 찾고 있어
모든 게 제자리를 찾아가겠지
태연한 척하는 내게 다들 속아주고
사랑의 부질없음에 대한 얘길
지껄여도 남 보기엔 가엾은 놈
흔히들 이런 걸 자유나 해방이라 해
틀렸어 구속은 이별한 후에 시작돼
대충 털고 일어날 수 있는 게 아니지 절대
당연하게 여긴 존재였기에
오늘 지나 몇 년 후면
시간마저 떠난 후면
과연 서로가 각자가 되어
잘 살 수 있을까
그리워할 만큼
그리워하고 충분히 아파 보면
그땐 그 손 놓아줘야 해
추억은 그 모습 그대로 늙지 않고
게을러터진 나 마음 정리가 안됐어
뒤돌아 살면서
내일만큼 두려운 게 있을까
차라리 증오나 원망이었으면
그냥 소나긴 줄 알았어
잠시 젖었다 말라버릴 감정일 줄 알았어
근데 소심하지도 않은 나
널 잡아 꺼내려만 하면 속에 자꾸 담아둬
핑계만 늘어놔 더 어질러진 맘
을 추스르다 어느덧 흘러버린 밤을
절대 짐은 되기 싫다던 네가
이렇게 헤어짐을 남기고 떠나
오늘 지나 몇 년 후면
시간마저 떠난 후면
과연 서로가 각자가 되어
잘 살 수 있을까
그리워할 만큼
그리워하고 충분히 아파 보면
그땐 그 손 놓아줘야 해
너와 내 사인 더 이상
우리라 불려질 수 없는 걸
며칠만 내게 며칠만
주어진다면
끌어안고 얘기할래
내가 미친놈이라 그래
멀쩡해 보이지만 이거 다 버티는 거야
가장 소중한 부분을
어떻게 피 한 방울 없이 떼어내
네가 가진 전부였던 난 지금 거렁뱅이
이렇게 버젓이 내 안에 살아 숨 쉬는 널
무슨 수로 가슴에 묻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