다 큰 남자가
멀쩡하게 생긴 다 큰 남자가
네 살 꼬마 애처럼
또 이유도 없이 막 울기만 합니다
다 큰 남자가
키도 다 커버린 다 큰 남자가
주사 맞는 애처럼
또 아프다면서
자꾸만 울기만 합니다
괜찮아 질거라는데 시간이 지나면
새 살이 돋듯 나아질거라는데
나는 왜 그러지 못해
왜 이 모양인지
왜 갈수록 내 눈물은 더해
다 큰 남자가
겁도 없을 만큼 다 큰 남자가
엄마 잃은 애처럼
또 눈이 빨갛게
오늘도 울기만 합니다
괜찮아 질거라는데 시간이 지나면
새 살이 돋듯 나아질거라는데
나는 왜 그러지 못해
왜 이 모양인지
왜 갈수록 내 눈물은 더해
독감에 걸린 듯
며칠 아프다가 아무렇지 않게
떠난 그 자리 또 다른 사람과
또 다른 사랑을
그럴 수만 있다면
아마 나 그러지 못해
그럴 수 없어
잊기는 커녕 기억으로만 살텐데
이렇게 다 큰 남자가
한 여자 때문에
또 하루를 울기만 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