너는 비가 오는데
여전히 블라인드를 우우
걷고 있지 않느냐고
네가 묻는 어느 오후
눈 부신 햇살도
지저분한 거리 풍경도 없는데
난 그저 푸른 블라인드 너머로
아무것도 보길 원치 않았지
단지 블라인드 너머로
들려오는 빗소리 그걸
느끼고 있어 난 단지 느꼈을 뿐
왜 저렇게 내버려 두나
너무 답답해 일어서며 내게 소리치네
창가로 다가가선 빗소릴 머금은
블라인드를 아주 천천히 올렸지
사람들은 보이지 않았어
단지 조용히 비를 맞는 거리만이
뿌연 창 너머로
그저 창백하게 서성이며
우우 있었을 뿐 난 단지 느꼈을 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