뒤척뒤척 슬금슬금
오늘도 너를 지워보려고 또 찾아왔어요
슬리퍼 질질 끌며 많은 짐을 갖고서
덜 마른 생각들이 뭉쳐져 있었어
너무 시커메 빠지지도 않지만 뭐 어때요
내 마음이 편해서 그냥 가져왔어요
지워버릴까 생각해도 붙어있는 너
버려버릴까 고민해봐도 아까웠던 너
네가 없는 하루는 이제는 모두 다 처음일 테니
좋았던 기억에 더 속을 일 없어
눈감아도 보이는
그 기억은 지울 수가 없어
혹시라도 어딘가 네가 있을 것 같아
그 기억은 혹시 달콤한가요 슬픈가요
돌아가는 기억들이 좋지만은 않네요
그 기억은 혹시 달콤한가요 슬픈가요
빠져나온 냄새들이 좋지만은 않네요
억지로 너를 지워보려다
익숙해진 너의 향기만 남아
게으르게 녹는 얼음처럼
천천히 잊어가려 합니다
돌이켜봐도 소중했고 아름다웠던 너
붙잡아봐도 내게 점점 멀어져갔던 곁
네가 없는 하루는 이제는 모두 다 처음일 테니
좋았던 기억에 더 속을 일 없어
눈감아도 보이는
그 기억은 지울 수가 없어
혹시라도 어딘가 네가 있을 것 같아
쓰린 기억 애통 속에 기억 따끔한 기억
돌고 돌아와도 결국 너는 좋은 기억
그래 좋은 기억
널 찾아 생각 속을 뛰어다녀
조각조각 떠올리네 기억의 토막
다 찾아 붙여 놓으니 이토록 고와
도착했어 우리가 시작했던 곳
사랑이 싹 틔웠던 내가 충분히 아꼈던 기억
영원할 것 같은 남은 기억
널 부르고 있어
다신 볼 수 없는 예쁜 웃음
혼자 남아 있는 널 안아줄 수도 없어
그 기억은 혹시 달콤한가요 슬픈가요
돌아가는 기억들이 좋지만은 않네요
그 기억은 혹시 달콤한가요 슬픈가요
빠져나온 냄새들이 좋지만은 않네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