인적 없는
골목길의 끝에 벽돌 사이에서
살아남은 꽃
작은 잎에
쌓여 가는 먼지바람에 힘입어
난 툭툭 털었지
누군가 내 모습을
기억할 수는 있을까?
적적한 날에 꺾일지라도
누군가의 꽃병에 담겨 묵묵히
내 가장 아름다운 날에
부디 향기가 나길 바라며
시선 따위
겪어보지 못한 하찮던 내게도
꽃병이 생겼어
누군가 내 모습을
사랑할 수 있는 걸까?
적적한 날에 꺾일지라도
누군가의 꽃병에 담겨 묵묵히
내 가장 아름다운 날에
부디 향기가 나길 바라며
적절한 날에 꺾일지라도
누군가의 꽃병에 담겨 묵묵히
내 가장 아름다운 순간
부디 향기가 나길 바라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