Narr 1
우아중학교 1학년
당시 내 베스트
프렌드는 이어폰 줄이 짧아
일진하고 잠깐 대화를 나눠
작년 축제 때
그 비트박스 듣고 싶다며
꿈이라고는 겨우 그거 하나였는데
그것마저 광대 취급
당하면서 뺏겨 어느새
눈칠 봐서 대충 했던거 또 해
그럼 했던거 또
한다면서 날 째려본 뒤에
때려, 실컷 때려
나중에 몇 배로 갚을게 판검사 돼서
공부를 열심히 했던
이유는 딱 하나, 가난
백지 대신 학습지
펜 대신 연필 깎아놔
괴로워
될 수 없는 도끼, 꺾어놨던 고집
오늘도 하고 싶은 말을 참고 넘기지
Narr 2
서울시립대학교 1학년
억지로 간 곳이라서
난 멀어져 교실하고
심한 소음, 여전히
이어폰이 베스트 프렌드
점심 시간에는 편의점 도시락 또
오늘은 재지팩트
대충 입고 나왔지 시간이 아까워
당시 만나고 있던 여자를 만나도
관심 없고
낭비였어 결국 '실망스러워'
라는 말을 듣고 썼던 이별 가사
졸업 후 뭐
할거냐는 질문에는 입을 닫아
나도 그런 내가 미웠어
이미 한 번
꺾여버린 꿈은 비극 같아
취업, 창업, 대학원
겁이 났던 내 발걸음은 편입학원
합격이 벌어다준 시간을 낭비한 놈
그 비싼걸 같던 짓을
하루 빨리 청산하고 싶어도
철학과라 이념에 빠져있기 쉬워
핑계, 고졸 부모님께
궤변을 늘어놓고 듣지
'사랑하는 아들 힘내'
의미 없는 저울질,
못 가질 것을 쫓지
결과는 항상 포기
오늘도 하고 싶은 말을 참고 넘기지
Narr 3
연세대학교 4학년
남들 눈에는 다
가졌어 벌써 간다며 장가도
군대, 취업, 졸업 해결
안 된 채로 결혼
부모님 사업이 잘
풀릴수록 되려 작아져
아직도 용돈 받는 신세
그 타이틀에 발목을 잡힌 채
마음 같아서는 전부
다 때려치고 싶지만
어쩌다보니 반 강제로 지어진 책임
마치 면류관과 채찍
거룩한 부담, 독불장군 새끼
드디어 사회에 적응을 하나 싶지만
평범한건 하기싫다며
돌고 돌아 실직자
제길, 여기 다 그래
음악을 해야 살
것 같다는 말들도 따분해
다 까고 드디어
하고 싶었던 말을 해
I just wanna rhyme