지금 내 전화벨 소리는
오왼의 작업
이 원천의 시작은
쿤디판다 부산물
힙합 이름을 단 것들에
한눈을 팔고
언어가 달라도
기억하고 있어 똑바로
내가 처음 저스디스를
듣는 순간에도
그때 듣던 음악들이
쪽팔리지는 않았어
여전히 이어폰 속엔
Avishai가 울려
거장들과 지금 나 사이의
나이 차이를 느껴
일매틱 내던 나스가
한 살이 더 어리네
시간이 필요하단 말
이제는 다 버릴 때야
지금 아니면 언제
대단한 걸 만들겠어
이 순간이 가장 음악
잘하던 때일 테니 괜히 매일
시간 버릴
요소를 지워 이제
그나마 성숙하겠지
지난 시간에 비해
실수는 많고 사과조차
못 한 일도 많아
잊어버린 채 사는 게
편하겠지 다만
사람은 다들 똑같다던
말이 싫었어
어떤 말을 들어도
납득하기 싫어서
홀로 방에 남겨진 채로
난 칼을 쥐었고
나를 찌르는 것 대신에
연필을 깎아서
부패한 생각들을
두 번째 언어로 뱉어낸 것
그게 지금의 작은 나를
만들어준 것
난 여전히 여전해
대표하는 건 오직
나라는 존재 자체야
결국에 나는 나니까
지금 나는 어디에
지금 넌 어디에
자발적 아싸가
병명이 되는 시대에서
너무 피곤해진
사람 사이의 이해
나에게 팬데믹은 정말
마음 편한 핑계
바쁘지 않아도
모든 만남을 전부 피해
논쟁이 너무 피곤해
사실 난 아마도
진실엔 관심 없나 봐
그저 내 삶을 이롭게
만들 것들만 보고
그걸 고르는 것 같아
아직도 난 내 자신이
옳단 증거만 찾아
나 하고 싶은 대로
너 하고 싶은 대로
난 논리가 부족해
생각하고 싶은 대로
나를 생각해도 상관없어
모든 기준에 나를
맞추는 건 너무 괴로워
그게 날 후회라는
심연에 빠지게 하고
내 모든 가치를 부정하는
말들이 나타나곤 해
원래 다 그렇다는
말에서 난 위안보다
무력감을
더 혐오하게 돼
불완전한 존재인 나를
가끔은 현자가 된
기분을 느끼곤 하네
나를 모른단 사실을
알았다 착각하네
몇 번이 반복되고
바람 빠지고 난 뒤
더 견고해져 가는
확신 없는 나의 상식
그 무엇도 확신하지
않으려 하는 지금
잘하고 있다 말하는
넌 이해 못 했어 이걸
정답이 없단 정답이
맘에 드나 봐 나는
이 말도 경계해
의심해 나의 지금