병동 퇴원을 할 때마다
이젠 뭔가 잘 될 것 같아
하고 아빠 차에 탄 다음
적당히 하라는 말에
잠깐, 이거 악몽?
아무리 꼬집어도 이거 현실이군
무슨 말인지 물어
내 가면은 이 정돈 쉽지 뭐
내가 말하면 다 해결될 일이래
왜 자꾸 이걸로 짐이 돼
너 땜에 돈 깨져 네 미래
너 주면 끝나는 액수인데
알바나 하면 다 치료돼
사람은 우울증 다 있어
입원 같은 것 좀 그만해
대체 뭐가 그리 불만이야
아빠가 전부 해줬잖아 새꺄
우울한 건 모든 사람이 다 그래
네가 우울하다 생각해서 그래
정신병원은 걍 필요가 없어
건강한 몸 건강한 정신
운동이나 해라
방구석에서만
혼자 처박혀서
그래 있으니까
사람들 모두
다 힘들게 사는데
넌 그냥 아빠가
얼마를 주는데
뭐가 더 부족해
월급을 다 줄까
저택을 사줄까
재산을 다 줄까
아빠가 인생을
모조리 팔아서
너한테 세상을 사줄까
아빠가 너한테 뭘 잘못했다고
나한테 이래
아빠가 뭘 잘못했다고
나한테 이래
돈 때문이 아닌 내 문제
자꾸 돈 가지고 되묻네
아직은 너무나 어린 애한테
완벽한 해결책 원하네
나한테 여태 주신 건 주셔도
절대로 나를 못 바꿔
그냥 변했어
아버지 두 손에 잡히던 아기에서
온실이 작아진 평범한 성인 하나로
이게 아빠가 그렇게 바라던
혼자 해나가는 아들
당장 내일 아빠가 사고로 죽어도
잘해낼 수 있냐고 묻던 나에게
이걸 바란 건 줄 알았는데
아빠는 좀 달랐나보네
난 이제 혼자고
행복하고
다 잘 될 거야
난 이제 괜찮아 아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