흔들리는 걸음은 어디로 가는지
내리는 빗물에 젖은 채
잠에 취한 도시는 하루를 삼키고
허기진 내일을 꿈꾼다
아닌 사랑을 움켜쥐고서 내 삶들을 지켜왔지
거친 숨결쯤은 시간 속에 묻은 채
내 무뎌지는 꿈을 먹고 검게 자란 절망의 꽃들
비가 오는 거리에서 잠든다
헤어날 수 없을 것 같다
침몰을 기다려 왔는지도 모른다
어느새 목젖을 타고 다니는
뜨거운 불 한 덩어리 끄고 싶다
입을 벌리고 하늘을 향한다
빗물이 벌 떼처럼 달려든다
한참을 비바라기 하면 하늘로
오른다는 것도 알게 된다
가라앉은 하늘 한 귀퉁이 속
음지에서 피어난 듯한 끈질긴 기억과 미련
그리고 한숨
잠에 취한 도시는 하루를 삼키고
허기진 내일을 꿈꾼다
아닌 사랑을 움켜쥐고서 내 삶들을 지켜왔지
거친 숨결쯤은 시간 속에 묻은 채
내 무뎌지는 꿈을 먹고 검게 자란 절망의 꽃들
비가 오는 거리에서 잠든다
어깨에 부딪히며 흩어지는 빗방울을 본다
나비가 되기도 하고 꽃잎이 되기도 한다
그 곱던 빗방울이
아스팔트에 모인다
검게 물들어 뒹구는 욕망의 파편처럼
그렇게 나도 검게 잠들려 한다
사람이 만들어 놓은
유리 같은 아스팔트 위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