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 Featuring 406호 프로젝트 ]
어김없이 찾아온 넌
또 하나의 내 모습이야
다 잊었다고 말하는 건
사실 잊지 못함이겠지
상처 입은 그 마음만
도려내기가 어려워
눈부신 시간들마저 같이
잊어야만 했나 봐
이곳에 내가 있는 이유를
도무지 모르겠어
둘러보면 모든 게 내가
밀어낸 것들인데
원했던 내 모습은
입속에만 웅얼대고
눈을 감아야만 보이는
그리다 만 그림 같은 것
날 미워한 만큼 넌 아름다웠고
그게 널 무겁게 했지
내 맘대로 만든 시간의 감옥 속에
널 가두고 잊어버렸지
넌 반쪽의 나
어딘가 두고 온 비밀들
물에 비친 나
잡으려 하면 부서지는
넌 비어버린 나
채우고 닿으려 하면 더욱더 멀어져 버리는 너
넌 반쪽의 나
어딘가 두고 온 비밀들
거울 속의 나
온통 어긋나기만 하는 몸짓
난 비어버린 너
채우고 닿으려 하면 더욱더 멀어져 버리는 나
어김없이 찾아온 넌
같은 계절을 살아가지
맨살에 닿는 바람에도
늦어지는 일몰 속에도
미로로 된 공원에
아름답게 길을 잃은 듯
눈을 감고 흘러가는
하늘을 바라보나 봐
그럴 땐 문득 너와 나눴던
꿈결의 대화가 떠올라
결론짓지 못한 그 이야기들은
미완의 노래가 됐을까?
넌 반쪽의 나
어디엔가 두고 온 비밀들
거울 속의 나
한 걸음 늦은 오해와
난 비어버린 너
채우고 닿으려 하면 더욱더 멀어져 버리는 나